- 김도윤 기자
- 승인 2025.01.10 16:28
인천대 통일통합연구원 ‘한·미관계 재조명‘ 강연 개최
김성해 교수 ‘평등한 한미관계는 가능한가’ 강연
미국 의존적 태도가 한국 외교 자율성 제한
평등해 보이는 한미관계··· 구조적 불평등 존재
한국, 중립적 지위 갖춰 국가 이익 확보해야
인천투데이=김도윤 기자|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통일통합연구원(원장 정승호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 등이 ‘벌거벗은 한미동맹’ 저자 김성해 교수를 초빙해 한미관계를 재조명하는 강연을 열었다.
지난 9일 오후 7시 인천대학교 제물포캠퍼스 성지관에서 진행된 시민평화아카데미 ‘평등한 한미관계는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김 교수는 한미관계를 단순히 동맹이라는 틀에서 바라보지 말고, 역사적 맥락과 국가 간 이익관계에 기반해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존적 태도가 한국 외교 자율성 제한

김 교수는 “한미동맹이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며 “이를 이해하려면 동맹의 탄생 배경, 발전 과정, 그리고 유지 메커니즘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 제국주의가 패망한 뒤 한반도는 곧바로 승자인 미국의 영향권 아래에 놓였다”라며 “이후 한국은 일본이 아닌 미국을 닮기 위해 장기간 노력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탄생하게 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을 일본의 대체자로 받아들인 것은 주권을 되찾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종속 관계에 놓인 것”이라며 “과거 청나라(중국), 일본, 그리고 현재 미국에 대한 의존적 태도가 한국의 외교적 자율성을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특히 “미국의 영향력이 단순히 군사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한국 내 친미 엘리트를 형성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걸쳐 깊게 스며들었다”며 군사 훈련과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식 사고방식을 주입받은 한국 군인들이 한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손익계산서를 따져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움직이며 이익과 손실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며 한미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평등해 보이는 한미관계··· 구조적 불평등 존재
김 교수는 한미관계는 겉으로는 평등한 관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조적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군사훈련과 미국산 무기 구매 과정에서 한국이 부담하는 경제적, 정치적 비용이 과도하다”면서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을 동맹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관계에서 진정한 평등을 추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자율적 외교를 펼치기 위해서는 한미관계의 현재 상태를 재검토하고, 필요하다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 뒤 “한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 중립적 지위 갖춰 국가 이익 확보해야
아울러 김 교수는 “변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흐름에 맡기는 것일 뿐”이라며 한미관계에서 능동적인 변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어 “한국이 한미관계에서 수동적 위치를 벗어나 국제사회에서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외교적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며 “한미관계의 손익계산서를 철저히 분석하고, 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한 외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교수는 “한국이 새로운 질서를 모색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면서 “스위스, 싱가포르와 같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지위를 갖추는 게 외교적 자율성과 국가 이익을 확보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